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카시마시 ~Girl Meet Girl~ 1장 3막

 
카시마시 ~ Girl Meet Girl ~
원작 - 아카호리 사토루
저자 - 코마오 마코
Translation by - J.D.S.


본 번역물에 관한 일체의 권한은 J.D.S.에게 있습니다.
본 번역으로 인한 도용, 용도 변경 등은 정중히 거절하는 바입니다.
본 번역물은 저작권 법에 저촉되거나, 저촉될 기미가 보이면 잽싸게 삭제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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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3.

여름이 시작되는 따스한 아침. 하늘은 맑게 개었고, 이 계절에 걸맞는 푸르름은 하얀 구름과 어우러져 넓게 퍼져있다.
여자가 되고서 맞는 두 번째 아침은, 귓가에 닿는 쟝 푸우의 숨소리로 눈을 떴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니, 눈 앞에는 곤히 자고 있는 쟝 푸우의 얼굴이 있었다. 양손을 가볍게 움켜쥐고서 머릿가에 두고는 내 몸쪽에 바짝 붙어 잠들어있다.
나는 순간 깜짝 놀랐지만, 곧 그 순수한 잠자는 얼굴에 미소를 흘렸다. 어제 있었던 일들을 순서대로 천천히 기억해나간다. 꼭 동생이라도 생긴 것 같다.
나는 미끄러지듯이 침대에서 빠져나와, 꿈결에 헝크러진 머리를 손가락으로 적당히 매만져 빗었다. 커텐을 열고 햇빛을 방 안에 들이며, 산딸기 화분에 물을 준다.
오늘도 날씨가 좋아, 기분이 좋다. 창을 향해 힘껏 기지개를 펴고서, 나는 내 몸을 내려다봤다.
어제 갈아입은 노란색 체크 무늬 파자마가 내 시선을 맞았다. 소매도 길이도 딱 맞다. 키는 딱히 바뀌지 않았을텐데, 여자 옷이 딱 맞는다는 게 조금 서글프다.
밝은 노란색을 들어올리는 봉오리에, 가볍게 손을 가져가 본다. 내 몸이 부드럽게, 손바닥을 밀어낸다.
변한 몸. 나는 이 몸과, 앞으로 인생을 함께 하게 된다. 망설여지긴 하지만, 싫지는 않은 것이 신기했다. 어째설까.

“뭐어, 어떻게든 되겠지.”

돌아갈 수 없으니 어쩔 수 없기도 하고. 기분 전환하고, 옷 갈아입고 학교 갈 준비해야지.

“푸우……?”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쟝 푸우가 졸린 눈을 부비며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깨워버린 걸까.
우주선인데 졸려보이다니, 뭔가 조금 우습다. 인간 같지 않은 분위기를 하고 있는데, 가끔씩 보이는 몸짓은 꼭 나를 보는 것 같다. 이것이 우주인의 테크놀러지 라는 걸까.

“잘잤어, 쟝 푸우?”
“안녕히 주무셨어요, 오랍언니!”

꽃이 피듯 웃으며, 쟝 푸우가 대답한다.
엄마와 아빠도 금새 우주인 씨와 친해졌고, 쟝 푸우도 엄마와 아빠를 매우 좋아했다. 있어야 마땅할 장애를 뛰어넘지 않고서도, 우주인 씨와 쟝 푸우는 우리 가족과 함께 살게 되었다.
…라지만, 우주인 씨가 어디서 잤는지는 모른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후 였다.
나는 옷장을 열고 속옷용 서랍을 잡아당겨, 안에서 어제 산 브레지어를 끄집어냈다. 바로 옆에 있었다는 이유로 토마리가 골라준 하늘색 브래지어를 꺼낸다. 그리고 새 브라우스를 꺼낸 뒤, 옷장을 닫았다.
파자마 단추를 풀고, 벗으려던 차에, 나는 쟝 푸우가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저, 저기, 쟝 푸우……. 옷 갈아입는 거, 너무 그렇게 보지 말아줄래?”
“푸?”

누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부끄러워졌다.

“알았어요오.”

쟝 푸우는 얌전히 끄덕이고는, 두 눈을 꼬옥 감았다. 이쪽을 향한 채 눈을 감고 있는 상태. 그건 어딘지 모르게 굉장히 이상한 상태 같았지만, 보지 말라고 한 것도 모자라, 뒤돌아달라고까진 하지 못하고, 나는 그대로 옷을 갈아입었다.
파자마를 벗고, 사 온 브래지어를 집는다. 야스나에게 배운 순서를 기억해 내면서, 하늘색을 띈 보드라운 천을 몸에 둘렀다. 뒤에서 후크를 채우는 게 어려워서, 한 번 앞으로 돌려서 적당히 채운다. 싫어도 눈에 들어오고야 마는 부풀어오른 가슴을,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채운 후크를 다시 등쪽으로 돌리고, 어깨끈에 손을 넣는다. 어깨끈의 길이는, 어제 야스나가 조절해 준 덕에, 꽉 끼지도 느슨하지도 않고 딱 적당하다. 그리고서 스스로 자신의 가슴을 들어올려, 브래지어 안에 집어넣었다.
자신의 손으로 만진 자신의 가슴. 단지 그것뿐인데, 아직도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만다. 부드럽다. 손 안에서 녹아버릴 것만 같다. 하지만 두말할 것도 없이 내 살갖이 분명하다. 신기하고, 또 부끄러웠다.
내 가슴을 들어올리는 하늘색을 숨기듯이 브라우스를 입었다. 반대쪽에 달려있는 단추를 보고 조금 당황한다. 쑥쓰러움 때문인지, 손 끝이 저릿한 듯이 떨리고 있었다.
파자마 바지를 내리고, 속옷을 발아입고. 브래지어와 함께 산 팬티도 있었지만, 그건 그냥 두고 엄마가 사 준 걸 입었다. 속옷 가게에서 산 팬티는 왠지 화려해서, 굳이 콕 찝이서 입기엔 굉장히 부끄러웠다.
교복 스커트에 발을 넣는 건 이걸로 두 번째. 지퍼를 위까지 올리고, 어제는 있는 줄 몰랐던 제일 위쪽의 후크를 채웠다. 이것도 야스나에게 배운거다. 그리고서 꽤 부끄럽지만, 스커트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브라우스를 잡아당겼다. 이건 토마리가 알려준 기술이다.
리본을 달면, 옷 갈아입기 끝.
겨우 두 번째인데, 꽤나 익숙해졌다고 스스로도 생각한다.

“쟝 푸우, 이제 됐어. 아침 먹으러 가자.”
“푸우!”

기쁜 듯이 말하며, 쟝 푸우는 눈을 번쩍 떴다. 둥글둥글 귀여운 눈이 나를 보고, 기쁜 듯이 웃는다.

“오랍언니, 잘 어울리셔요오.”
“고마워.”

하고 직설적으로 말해주니, 쑥스럽다. 나는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어젯밤에 준비해둔 학교 가방을 들었다.
오늘 아침은 과일이 곁들여진 시리얼과 감자 스프, 따뜻한 야채 샐러드였다. 어제에 비하면 약간 평온을 되찾은 아침 식탁. 나는 쟝 푸우와 나란히 앉아 호화로운 아침식사를 하고는, 엄마, 아빠, 쟝 푸우, 그리고 우주인 씨의 배웅을 받으며, 토마리와 함께 학교로 향했다.

“어제, 우주인을 만났어.”

집을 나서자 금새 들러붙은 보도 관계의 사람들을 완전히 따돌린 후, 나는 토마리에게 말했다. 말하고서 나는 어제보다 짧아진 전력질주로 흐뜨러진 홋흡을 가다듬는다.

“……뭐어? 우주인?”

있는데로 미간을 찡그리며, 토마리가 되묻는다. 여전히 숨은 거의 흐뜨러지지 않았다.
어렸을 적부터 토마리, 달리기가 특기였으니까. 육상부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운동 같은 건 영 젬병이라, 부러울 따름이다.

“그러니까, 우주인. 나를 우주선으로 친 사람.”

딱히 일부러 그런 건 아니라지만, 이렇게 말하는 게 알아듣기 쉽겠지? 예상대로, 토마리는 미간을 더욱 찌푸렸다.

“아아. 그 녀석을 무슨 일로?”
“응. 뭐라더라, 지구를 연구하고 있대. 그래서, 우리집에 살고 싶다고.”
“뭐야, 그건!”

뒤집한 토마리의 목소리에, 나는 짧게 웃었다. 토마리의 커다란 표정 변화는, 시원스러워서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어쨌든 함께 살게 됐는데, 우주선은 여자아이로 변해서 다니고, 집안이 굉장히 시끌벅적해졌어.”

만나본 적 없는 친척이 온 것만 같아서, 나는 조금 설레었다. 우주인 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껄끄러운 면도 있지만, 쟝 푸우는 솔직하고 귀엽다.
토마리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한숨을 쉬더니, 어깨를 푹 떨구며 신음소릴 흘렸다.

“너희 집이 그것보다 더 시끌벅적해진다고……?”

‘에?’ 하고 짧게 되묻고는, 나는 소리내어 웃었다. 확실히. 토마리 말대로, 3인 가족치고는 시끌벅적한 가족인지도 모른다.
“그치만, 토마리네도 시끌벅적하잖아.”
“그건 그렇지만, 너희집하곤……. 뭐랄까, 분위기가 다르잖아. 우리집은 그냥 시끄러운 거지만, 하즈무네는 좀 야단스럽달까.”

뭔가, 즐겁다. 내가 히죽이죽 웃고 있으니, 토마리가 기분 나쁘다는 듯이 시선을 피했다.

“뭐야, 아까부터 히죽거리기나 하고.”
“아, 미안.”

하고 말은 했지만, 내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조금, 즐겁달까……? 기뻐서. 나, 여자가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토마리의 소꿉친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와 함께 자라고, 나와 같은 것을 봐 온 토마리. 내가 잊고 있던 어렸을 적 이야기를 해 주거나, 반대로 내가 토마리가 잊고 있었던 것을 기억해내거나,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굉장히 즐거웠다. 앞으로도 그렇게 지낼 수 있다는 걸 느끼고는, 내 마음이 행복에 겨워 웃는다. 서로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초등학교적 교가를 불러보고. 이제 막 사귄 친구와는 달리, 줄곧 함께해왔던 , 우리의 역사를 앞으로도 느낄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하니, 행복했다.
토마리의 발이 그 자리에 멈췄다.

“토마리?”

너무 갑작스러워서, 나는 몇 발자국 정도 토마리를 지나쳐버렸다. 서둘러 발을 멈추고, 뒤돌아 토마리를 바라본다.

“왜, 왜 그래?”

멈춰선 토마리는 내 얼굴을, 눈을 커다랗게 뜨고 보고 있었다. 놀란 듯한 표정이, 천천히 녹아내리듯이 변하더니, 점점 험악한 표정이 되었다. 그와 함께, 안 그래도 새빨갰던 얼굴이 점점 더 붉게 변해간다.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바보야!”
“에, 어째서?”

토마리가 저렇게 얼굴을 붉힐 만한 말을 한 것 같지는 않아서, 나는 황급히 되물었다. 뭔가 안 좋은 말을 했던가?
내가 했던 말을 곱씹어보고 있는 동안, 토마리의 귀가 퉁퉁 부은 듯이 새빨갛게 되었다.

“나, 나랑 하즈무가, 소, 소꿉친구인 건……. 그게, 당연하잖아! 뭘 새삼스럽게 그런 말을 해!”

당연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어째서 그렇게 얼굴을 붉히는 지는 역시 모르겠다. 나는 다시 한 번, 말을 바꾸어서 아까 하고 싶었던 말을 입에 올린다.

“응, 그치만 토마리와 소꿉친구인 게 기뻐서. 게다가 토마리는, 내가 여자아이가 되었는데도 평소처럼 대해주고.”

나와 토마리는 소꿉친구. 말로 하기엔 간단하지만, 나와 토마리가 소꿉친구라 부를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었던 건, 지금까지 함께 해 온 기나긴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지금까지’를 공유해주고, 앞으로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런 것이 굉장히 행복하다.

“그, 그런 거……. 그거야말로, 당연하잖아.”

작은 목소리로, 토마리가 끄덕인다. 시선이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그리고는 커다란 결의를 담은 듯한 눈으로, 천천히, 어딘가 조심스럽게 나를 보았다.

“어렸을 적에 약속했잖아. 계속 지켜주겠다고.”
“에?”

나도 모르게 되묻고 말았다. 지켜줄게. 그건 어제 귀갓갈에서도, 토마리가 했던 말이다.
내가 되묻자, 토마리가 조금 웃는다.

“꽤 오래된 일이니까. 잊어버렸어?”

과거를 그리는 듯한 미소를 띄우며.

“아, 아니. 그렇지 않아. 기억하고 있어! 토마리도……. 기억하고 있었구나.”

옛날 이야기야 평소에도 했지만, 그래도 나는 기뻤다. 내가 소중히 여겨왔던 것을, 토마리도 소중히 여기고 있었단 걸 알게 된 게, 기뻤다.
자연스레 표장이 풀려서, 나는 한껏 미소지었다.

“고마워, 토마리.”
“어, 어엉.”

미소 지은 토마리의 얼굴이 다시금 붉게 물들어간다. 그걸 보고 있자니 왠지 나까지 쑥쓰러워져서 나는 얼버무리듯이 걷기 시작했다.

“이제 가자, 지각하겠어.”

하고 말하며 재촉하는 건, 평소엔 토마리의 역할이었다. 토마리는 한 걸음 크게 내딛으며, 내 옆에 나란히 선다.

“그렇지? 좀 달려볼까?”
“응!”

방금 전까지 실컷 달렸지만, 나는 토마리와 함께 학교를 향해 달렸다. 점점 속도를 올리는 토마리를 따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발을 놀렸다. 아무 생각없이, 그저 쫓아가는 것만 생각했다.
어제는 달릴 때, 굉장히 가슴이 흔들려서 아팠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게 아프지 않다. 아마도 어제 산 브래지어 덕분일거다.
가끔씩 앞에서 달리던 토마리가, 이쪽을 흘끔 본다. 내가 제대로 따라오고 있는지 어쩐지를 확인하는 거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데도, 내게는 벅차기만 한 속도. 하지만 실은 훨씬 빨리 달릴 수 있는데, 나를 배려해주는 토마리의 마음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교문 앞에서 아유키, 아스타와 합류해서, 우리 4명은 교실에 들어갔다. 달려온 덕에 지각은 면했지만, 곧 종소리가 울릴 것만 같다.
교실 문을 열고 자리에 앉으니, 야스나가 금세 내 자리로 다가왔다. 헤어밴드로 머리를 누른 야스나는, 기쁜 듯이 미소를 띄우고 있다.

“안녕, 하즈무 군.”

들뜬 마음을 미처 감추지 못한 목소리가, 내 옆에서 웃었다.

“좋은 아침.”

대답을 하며, 나는 작은 의문을 안게 됐다. 야스나가 이렇게 내 자리까지 아침인사를 하러 와 주는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 말을 걸면 대답해 주었고, 야스나가 먼저 말을 걸어온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뭔가 볼 일이 있었기 때문이지, 이렇게 기쁜 듯이 와 준 적은 없었던 것이다.
야스나의 표정이 기뻐보이는 건, 어제부터다. 어째서 갑자기, 이런 미소를 보여주게 된 걸까. 혹시 내가 여자아이가 되어버려서, 위로해 주려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걸까. 야스나는, 상냥하니까.

“아, 하고 있구나.”
“에?”

부끄러운 듯이 야스나의 눈이 향한 것은, 내 가슴 언저리. 가슴이라면…….

“아, 응……. 모처럼 골라주었으니까.”

듣고 보니 새삼스럽게 브래지어가 신경쓰여서, 나는 그만 팔로 가슴을 숨기고 말았다. 딱히 보이는 것도 아니고, 불과 볓 초전만 해도 하고 있다는 것 조차 잊고 있었는데.
내 행동에, 야스나의 얼굴이 엷게 물든다.

“미, 미안해. 이상한 소릴 해서.”

쑥쓰러움을 얼버무리려고 손을 저으며 한 야스나의 말이, 오히려 쑥쓰러움을 부채질해서 내 얼굴까지 뜨거워졌다.

“아아니, 괜찮아.”

겨우겨우 그렇게 말한 내 말을 경계로, 나와 야스나는 마주 선 채로, 침묵에 휩싸였다. 여자아이끼리 였다면 평범한 대화였을 텐데,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뭐하는 거야, 너희들!”

화가 난 듯한 말투로, 토마리가 나와 야스나 사이에 끼어들었다. 갑작스런 일에깜짝 놀라서, 나와 야스나는 각각 한 발짝씩 뒤로 물러선다.

“자, 곧 종이 칠 테니까, 앉아있어.”
“으, 응…….”

토마리의 두 손이 내 어깨를 잡고는, 밀어넣듯이 나를 의자에 앉게 했다. 나는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시키는대로 자리에 앉았다.
토마리가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야스나와 나 사이의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끊어준 것이 아주 조금 고맙게 느껴졌다. 내 얼굴에서 점점 열이 빠져나간다.
가방에 손을 얹고 문득 올려다보니, 야스나는 이미 자기 자리에 앉으려 하고 있었다. 뭔가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서, 들이마신 숨을 삼켜버렸다.
타이밍 좋게 종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진다. 그와 거의 동시에, 출석부와 교과서를 든 나미코 선생님이 들어왔다. 1교시는 나미코 선생님의 영어 수업이다.
나는 책상 위에 턱을 괴었다. 눈을 흘겨보니 야스나는 멍하니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창밖을 향한 눈은 어쩐지 진지한 빛을 띄고 있다.
나는 야스나에게서 시선을 떼고, 중얼거리듯이 한숨 지었다. 이렇게 여자아이로서 지내는, 나의 이틀째 학교생활이 시작됐다.

by -JDS- | 2008/10/28 19:01 | ┗카시마시 Girl meet girl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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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사랑은다이아 at 2008/11/02 17:18
앗... 아흥흥한 소설이군요 !!
Commented by -JDS- at 2008/11/02 20:05
다이아 님 // 아흥흥 정도는 아니구요;
그냥 좀 순한 백합이랄까요;;;;;; 뭐, 애니화도 되었고 코믹스도 정식 출간되고 있으니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사랑은다이아 at 2008/11/04 13:06
우왓.. 저만 모르고 있었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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