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카시마시 ~Girl Meet Girl~ 2장 1막

 
카시마시 ~ Girl Meet Girl ~
원작 - 아카호리 사토루
저자 - 코마오 마코
 Translation by - J.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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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2장 시작이군요 -_-;;
읽을 때 보고, 작업하면서 보고, 옮기면서 또 보는 겁니다만...
...야스나가 무서워요 -┏
마코 여사가 야스나 안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제 2장. 야스나,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1.

고개를 숙인 채 걷던 나는, '카미이즈미'라고 쓰인 명패가 붙은 문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에 도착한 건, 날이 거의 저물어서야 였다. 학교에서 바로 돌아오지 않고, 역 앞에 들려 쇼핑을 좀 하다가 버스로 돌아왔다.
내 방에 도착한 나는 불도 켜지 않고 침대로 가서, 침대 옆에 앉았다. 이불 위에 몸을 뉘이니, 따스한 햇님 냄새가 났다.

"하즈무 군……."

시선 끝에 있는 책상을 향해, 나는 살며시 중얼거렸다. 책상 서랍 제일 윗 칸에는, 아직 그 편지가 들어있다. 이틀 전, 오후 수업이 시작되기 직전에 찾아낸, 작은 메모에 쓰인 편지다.


『카미이즈미 님.
방과후, 교사 뒤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오사라기 하즈무.』


찾아냈을 때, 그리고 그 편지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를 어렴풋이 알아챘을 때, 한 순간, 몸 전체에 전율이 일었다. 손가락 끝에서 무언가가 내 안으로 들어와서, 잠시 날뛰며 돌아다닌 듯한 감각이었다.
나는 그것을 아무도 모르게 지갑 안에 넣었다. 그리고 방과후, 편지에 쓰여있던 대로 교사 뒤로 갔다.
하즈무 군의 편지는, 솔직히 기뻤다. 분명 하즈무 군은 이런 말을 하려는 것일거다. 좋아해. 세 줄밖에 안되는 짧은 편지로도, 그의 진지한 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하즈무 군이 나를 그런 식으로 보고 있어 주었다는 건, 기뻤다. 하지만, 그저 기쁘다는, 그런 단순한 마음으로 교사 뒤로 갈 수는 없었다. 좀 더 진지한 마음으로, 나는 교실에서 교사 뒤로 이어지는 복도를 걸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나도 좋아해' 라고 해야지. 그리고 나에 대한 것도, 이야기해 버리자. 그러고도 계속 좋아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맘 먹고 하즈무 군의 앞에 섰을 때의, 그 한기를 잊을 수가 없다. 마음이 얼어붙은 듯한 기분이었다. 하즈무 군이 뭔가 말하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생각했었던 그런 말들.
나는 울렁이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멈출 수 없는 그것을, 어찌 감당할 수가 없었다.
미안하다고, 몇 번이고 사과했다. 사과하고 또 사과해도, 하즈무 군을 상처입히고 만다. 그렇단 걸 알고 있어도, 말과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나는 울었다. 어째서 하즈무 군이 있는 곳에 가고 만 걸까. 이렇게 상처입을 거라면, 그렇게 상처입힐 거라면, 가지 말 걸. 어째서, 괜찮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버린 걸까.
내가 하즈무 군을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다. 싫은 게 아닌데. 좋아하고 싶은데. 하즈무 군을, 좋아하고 싶었는데.
하즈무 군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다면. 밤 하늘을 향해, 농담 반으로 그런 생각을 했었다.
설마 그게,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자아이가 되어버린 하즈무 군을 처음 봤을 때, 무엇인가가 내 심장을 움켜쥐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음이 뜨겁게 달아올라, 무언가에 물들어 가는 것을 느꼈다. 내 눈동자에서 후회와 망설임의 어둠이 걷히고, 파도와도 같은 감정이 밀려들었다.
좋아해. 강하게 생각했다. 하즈무 군의 목소리가, 몸짓이, 모습이. 모든 게 사랑스럽다. '그녀' 주변을 둘러싼 공기에서마저 애정을 느꼈다.
달리기 시작한 감정을 멈출 수가 없어서, 멈추지 않아서, 나는 어린애처럼 웃었다. 하즈무 군과의 대화에 화사한 색이 피었다. 하즈무 군에게 닿은 손 끝이 따스하게 저려왔다. 얼어붙은 꽃에 숨결이 돌아온 듯한 따스함이었다.

"하즈무 군, 뭐하고 있을까."

나는 책상 서랍을 바라보며, 입술을 매만졌다. 하즈무 군의 입술에 닿았던 그곳은 아직도 열을 내고 있는 것 같았다. 닿아있는 손 끝에서, 애절함이 온 몸으로 퍼져나아간다.
하즈무 군의 입술은 부드러웠고, 그러면서도 긴장한 탓인지 굳어져있었다. 아랫 입술이 조금 까슬한 것이, 왠지 귀엽게 느껴졌다.
첫 키스. 놀란 하즈무 군의 표정을, 조금 귀엽다고 생각했다. 좀 더 마주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그 전에 하즈무 군이 음악실에서 나가버렸다.
하지만, 그 때 하즈무 군이 도망쳐 준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는 나 자신을 멈추지 못했을 지도 모르니까.

"그 후, 바로 돌아갔을까……?"

하즈무 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귀 안에서는 아직 하즈무 군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달콤하고도 촉촉하게, 내 안에 울려퍼지고 있다.
하즈무 군은 내가 한 일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갑자기 좋아한다고 말하고, 일방적으로 키스하고. 나는 또다시 하즈무 군의 마음을 상처입히고 만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하즈무 군에게 한 말에도 한 짓에도, 조금의 거짓도 없다. 나의 솔직한, 정직한 마음이다.
나는 하즈무 군이 좋다. 그리고 하즈무 군에게 사랑받고 싶다. 누구보다도 가까이 있고 싶다. 하즈무 군의 미소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나는 나아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도망치고 싶지 않다. 지고 싶지 않다. 나는 하즈무 군의 마음을 원한다. 아주 간절하게.
이 마음을 놓쳐버리면, 나는 이제 두 번 다시 사랑 같은 걸 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에서 계속해서 도망치고 말 것이다. 하즈무 군 이외의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하즈무 군……. 좋아해."

나는 자신의 몸을 꾸욱 끌어안으며, 홀로 중얼거렸다. 미처 다끌어안을 수 없는 이 감정의 일부라도, 하즈무 군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다음 날 아침은 조금 늦게 집을 나섰지만, 교실에 도착한 건 평소와 같은 시간이었다. 하즈무 군이 오는 시간보다, 10분 정도 이른 시간이다.
교실 뒷 문으로 들어가 내 자리로 향하던 도중, 하즈무 군의 자리에 들른다. 내 자리에서 대각선으로 뒤쪽. 아침부터 햇볕을 쬔 탓인지, 손가락으로 보듬은 책상 위는 따스했다. 하즈무 군이 앉은 자리라고 생각하니, 다른 것과 다를 바 없는 책상과 의자조차 뭔가 특별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곧 하즈무 군이 이곳에 앉을 것이 기다려진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즈무 군의 자리에서 떨어져, 나는 내 자리까지 걸었다. 아직 하즈무 군은 오지 않았다. 책상 위에 가방을 두고는, 바로 창가로 갔다. 창 밖을 내다보는 척 하며, 곧 올 하즈무 군을 찾는다.

"아, 하즈무 군……."

시선 끝으로 하즈무 군을 발견하고는, 나는 나도 모르게 이름을 중얼거린다. 들리지 않을 거란 걸 알아도, 내 목소리에 돌아봐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결국 하즈무 군은 고개를 들어 나를 보지 않고, 학교 건물 안으로 사라지고 말았지만, 창가에서 모습을 본 것만으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하즈무 군이 좋다.
시선을 돌려서 교실 문을 바라보며, 하즈무 군이 오기를 기다린다. 바로 방금 전에 입구로 들어간 하즈무 군이, 금새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올 리는 없다. 하지만 이 교실에 있는 어느 누구보다도 빨리, 하즈무 군이 들어오는 걸 보고 싶어서, 나는 지긋이, 그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1분, 2분. 들릴 리가 없는 벽걸이 시계의 초침 소리가, 귓 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생각보다도 빨리 문이 옆으로 열리더니, 그 곳을 통해 쿠르스 양을 선두로 하즈무 군 일행이 들어온다. 평소와 다름없는 4인 그룹. 낯익은 아침 풍경이지만, 내 시선은 하즈무 군에게 고정된 채 떨어지지 않았다.

"아……."

하즈무 군이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는 게 들렸다. 그 상냥한 눈은 나를 보고 있었다. 시선은 금새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기 시작했고, 하즈무 군은 한 발짝도 다른 길로 새지 않고 자기 자리로 갔다.
만난ㄴ 것이 기쁘고, 나를 봐 준 것이 기뻐서, 나는 뒤쫓듯이 하즈무 군의 자리까지 갔다.

"좋은 아침, 하즈무 군."

미소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연스레 떠올랐다. 머리 모양이 흐뜨러지진 않았을까 걱정되었다.
하즈무 군은 당황한 듯한 눈을 하면서도, 내게 미소지어주었다.

"좋은 아침……, 야스나."

수줍은 듯한 이 미소가 너무도 좋다. 보드라운 빛 속에 있는 것처럼, 온화함이 내 안에 퍼져 나아간다. 여기 있고 싶다고, 아주 깊숙히, 강하게 생각한다.
나도 모르게 하즈무 군의 뺨을 쓰다듬을 뻔한 손을 수습하고, 나는 다시 한 번 미소지어보였다.

"있잖아, 하즈무 군에게 주고 싶은 게 있어."

그렇게 말하고, 나는 대각선으로 앞 자리에 있는 내 자리까지 돌아가서, 가방 안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어제 역 앞에서 사 온 거다. 간단하게나마, 선물용 포장도 해달라고 했다.

"이거, 받아줬으면 해서."

두 손으로 들고, 슬며시 하즈무 군에게 내밀었다.
하즈무 군은 하얀 꽃무늬 종이봉투를, 멍한 표정으로 받아든다.

"에, 뭔데?"
"열어봐."

의심도 않고 받아준 것이 기뻐서, 나는 내심 들떴다. 종이봉투에 붙은 스티커를 신중히 벗기는 옆모습이, 어딘가 어린아이 같아서 귀엽다.

"이거……. 뭐야?"

봉투 안에서 선물을 꺼내어, 하즈무 군의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엷은 핑크 색을 띈, 얇고 긴 막대모양.

"립크림. 하즈무 군 어제, 입술이 까슬한 것 같았으니까."
"어, 어제……?"

아무 일도 아닌 척 하고 있지만, 되물어온 하즈무 군의 얼굴이 어렴풋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수줍은 표정에, 나도 따라서 어제의 일을 떠올린다. 음악실에서의, 하즈무 군의 입술 감촉을.

"응. 그게…… 괜찮으면 써 봐."
"근데. 나, 받아도 되는 거야?"

머뭇머뭇 하즈무 군의 눈이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미소지으며 크게 끄덕였다.

"물론이지. 아, 폐가 되지 않는다면 말야……."

그런 말을 골랐지만, 하즈무 군이 누군가가 주는 걸 거절할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 비겁하다고 생각하진 말자. 그런 생각을 하고 멈춰서버리면, 더는 나아갈 수 없게 될 것 같으니까.

"전혀 그렇지 않아. 그…… 고마워."

소박한 미소를 띄운 채, 망설이면서도 하즈무 군은 내 선물을 받아주었다. 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하즈무 군의 손에서 아까 줬던 립스틱을 집어든다.

"좀 발라볼래?"
"에, 응."

반사적으로 끄덕인 하즈무 군의 엷게 열린 입술에, 지금 막 개봉한 립크림을 가져간다.

"호, 혼자 할 수 있어……."
"가만히 있어 봐."

조금 억지로 하즈무 군의 볼을 잡고, 어렴풋한 핑크색이 나는 하얀 립크림으로, 완만한 곡선을 더듬었다. 크림 스틱이 당기기라도 한 듯, 육감적인 핑크색 커브가 이그러진다. 살며시 엿보이는 하얀 이에 가슴이 뛰었다.

"다 됐어."

윗 입술도 그리고 나서, 나는 하즈무 군의 뺨을 놓았다. 아주 조금,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하즈무 군의 입술이 핑크색으로 뒤덮인다.

"고, 고마워."
"아니. 내가 멋대로 한 것 뿐인 걸."

그런데도 가만히 있어준 것이 기뻤다.

"이건 말야, 내가 쓰고 있는 거랑 색만 다른 거야. 조금 색이 진하고, 향도 나거든."
"향?"

물으며 립크림에 코를 들이미는 하즈무 군에게,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립크림을 돌려줬다. 하즈무 군은 뚜껑을 열고, 어떤 향이 나는 지를 확인한다. 그런 몸짓을, 나는 하즈무 군의 책상으로 다가가며 바라봤다.

"무슨 향인지 알겠어?"
"우웅……."

아주 잠시 고민하더니, 그새 하즈무 군은 기쁜 듯이 활짝 핀 얼굴로 나를 봤다.

"아, 딸기다!"
"응, 맞아."

하즈무 군이 기뻐하는 걸 보니, 나까지 기뻐진다. 방긋방긋 웃고 있는 하즈무 군에게, 나는 가방에서 내 립스틱을 꺼내어 건냈다.
하즈무 군 것보다 조금 오랜지 빛이 도는 핑크색 립크림. 같은 종류의 립크림이라, 디자인은 거의 같다.

"이게 내 거. 이건 말야, 복숭아 향이 나."
"헤에-."

뚜껑을 열어, 하즈무 군이 코를 들이댄다. 마치 작은 동물 같은 몸짓에, 나는 마음이 따스해져서 미소지었다.

"향이 나는 건 애들 같은가 싶지도 하지만……. 이런 거, 좋아해거든."

어른스런 척 해봐야 소용없다고는 생각했지만, 건네주고서 조금 불안해졌다. 하즈무 군 주변에는 착실한 쿠르스 토마리 양이나, 어른스러운 마리 아유키 양이 있으니까. 좀 더 어른스러운 게 취향이면 어쩌지?
내가 느끼는 불안 같은 건 모를 텐데, 하즈무 군은 불안을 날려보내는 듯한 미소를 내게 보여줬다.

"전혀 애들 같이 않은 걸. 헤에-. 향이 나는 것도 있구나."

즐거운 듯 웃고는, 하즈무 군은 내 것과 선물 받은 것, 2개의 립크림을, 쓰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책상 위에 세워서 늘어놓는다.
나는 모처럼 하즈무 군이 세운 립크림이 쓰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책상에 기대어 하즈무 군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있지, 하즈무 군."
"응, 왜애?"

나와 하즈무 군의 얼굴이 불쑥 가까워진다. 그건 내게, 어제의 키스를 연상하게 했다.

"어제 일 말인데."

하즈무 군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알고 싶어서, 나는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어제……?"

되물어왔지만, 하즈무 군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 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머리카락에서 삐져나온 귀가 붉게 물들어있었다.

"싫었……어?"

스스로도 짓궂다고 생각한다. 분명 하즈무 군은 싫다고 하지 못할 거다.

"에, 아니, 그게……. 나, 저기……. 뭐랄까, 그……."
"듣고 싶어."

한 발짝 더 내딛으니, 하즈무 군은 쑥쓰러운 듯한 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기 시작했다. 무릎 위에서 두 손을 움켜쥐고, 잔뜩 경직되어있다.

"나, 나, 그……. 싫은 건…… 아니었던 것 같아. 하지만, 잘 모르겠어서. 놀라고, 엄청 당황해서……. 혼란스럽고 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도 생각이 안 나서, 그게……."

혼란 속에서 말을 고르는 하즈무 군은, 조금은 울 것 같은 표정처럼 보이기도 했다. 울리고 싶은 건 아니다. 그렇게까지 고집을 부려서는 안된다. 나는 아쉽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되도록 상냥하게 보이게끔 미소지었다.

"아, 됐어. 그렇게 신경쓰지 마."

실은 신경 써 줬으면 좋겠어. 언제나 내 생각을 하고, 나를 느껴주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하즈무 군의 마음도 내 마음과 마찬가지로 바뀌거나 혼란스러워지거나 할 테니, 그 점은 소중히 여겨주고 싶었다. 내게 있어, 하즈무 군은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냥, 이제 내가 싫어지지 않았을까, 걱정이 돼서. 갑자기 그런 짓을 했으니까."
"싫어하다니, 그렇지 않아."

당황한 듯이 하즈무 군이 내 말을 잘랐다. 싫지 않았다고 호소하는 표정은 놀랄 만큼 솔직하고 순수한 색을 띠고 있다. 그런, 따스함을 느끼게 해 주는 상냥함에 마음이 끌린다.

"다행이야……."

안심이 되서, 나는 큰 한숨을 말과 함께 토해냈다.
안심을 되찾고 나니, 꼭 묻고 싶은 말이 내 안에 떠올랐다. 분명 이걸 물어보면, 하즈무 군은 곤란해 하겠지. 그건 알고 있었지만, 나오기 시각한 말은 멈출 수가 없었다.

"또……, 키스해도 돼?"
"엑!?"

하즈무 군이 뭔가가 깨지는 듯한 소리를 내는 바람에, 아유키 양 자리에 있던 쿠르스 양이 이쪽을 보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하즈무 군에게 오려는 그녀를 보고, 나는 질문을 중단하기로 했다.
나는 별로 상관없지만, 쿠르스 양 앞에서 키스 얘길 하는 건, 하즈무 군이 굉장히 곤란해 할 것이 뻔하니까.
마침 그 때 종이 울려서, 나는 살짝 손을 흔들고는 곧바로 내 자리로 돌아갔다.
하즈무 군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그 사실에 큰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행복의 크기만큼, 사이에 있는 짧은 거리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수업이 끝나면, 또 하즈무 군에게 가자.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이나 옷 취향 같은 걸 물어봐서, 다음에 외출할 때, 조금이라도 하즈무 군의 취향에 맞는 걸 사자. 다음엔, 하즈무 군에게 선물할 걸 같이 고를 수 있었으면 더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가방 안에서 필통을 꺼냈다.




종이 울리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서, 쿠르스 양이 데려가버리기 전에 하즈무 군이 있는 곳으로 갔다.

"하즈무 군, 도시락 같이 먹어도 될까?

하즈무 군은 평소 쿠르스 양이나 마리 양과 함께 먹고, 나는 그 그룹에 끼지 않고 다른 곳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이렇게 내 쪽에서 권하는 건 이게 처음. 예상대로 하즈무 군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안돼?"

안된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서, 이런 식으로 말했다. 하즈무 군은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같이 먹자."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려는 것이 빤히 보였다. 하즈무 군의 대답에, 그 맞은편에 앉아있던 쿠르스 양이 불만스런 표정을 짓는다.

"토마리도 괜찮지?"
"뭐어……. 하즈무가 좋다면 됐어."

표정에 드러난 불만은 금새 지워졌지만, 그래도 불쾌함이 남은 듯한 말투로 쿠르스 양이 대답하는 게 들렸다.

"고마워."

맘 속으로 기쁨과 안도감을 숨기며, 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미소지었다. 반드시 '좋아'라고 말해줄 거라는 확신은 없었기에, 나름대로 불안했다. 쿠르스 양이 강하게 반대했다면, 하즈무 군도 받아주지 않았을 지 모른다.
'같이 먹자' 고 해 준 게 정말 기쁘다. 나는 하즈무 군에게 들키지 않도록, 안도의 한숨을 쉰다.
하즈무 군과 쿠르스 양의 책상을 붙이고, 거기에 마리 양이 의자를 가져온다. 언제나 멀리서 보던, 4인 그룹의 점심식사 풍경이다. 거기에 나도 내 책상과 의자를 가져와, 자리를 함께 한다. 의자는 하즈무 군의 옆에 두었다.
보고만 있던 곳에 자기자신이 있는 건, 조금 신기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하즈무 군을 중심으로 한 4인 그룹의 분위기는, 보고만 있는 걸론 알 수 없었던 포근함이 있었다. 내게 낯선 장소이기도 한데도 내가 조금도 긴장하지 않았던 건, 이 분위기 덕분인지도 모른댜ㅏ.
모두가 자기 도시락을 여는 걸 기다렸다가, 나도 내 도시락을 열었다. 흘끔 쳐다본 하즈무 군의 도시락에는, 예쁜 계란말이가 들어있었다.

"그거……. 하즈무 군 어머니께서 만든 거야?"

달걀말이 말고도, 햄버그에 삶은 야채. 우엉무침, 꽃모양으로 장식된 소보로 밥 등이 들어있는 걸 보니, 손수 만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응, 맞아. 조금……. 요란스럽지?"

쓴 웃음을 지으며, 조금 부끄러운 듯이 하즈무 군이 말한다.

"아니야. 귀여운 걸."
"그, 그런가……?"
"응. 하즈무 군 네 어머니, 요리 잘하시는 구나."

냉동 식품은 하나도 없다. 애정을 담아, 한 가지 한 가지 정성스레 만들어진 도시락. 아침에 부랴부랴 만들어 온 수수한 내 도시락이, 조금 부끄럽다.

"야스나도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거야?"
"아니, 이건……."

거짓말 하는 것도 좀 그래서, 나는 부끄러움을 감추며 웃었다. 오늘의 달걀말이는 솔직히 별로였다.

"내가 만들었어. 오늘은 잘 안됐지만."

나는 어쩌다 오늘은 잘 안됬다는 식으로 말해, 부끄러움을 얼버무렸다.

"직접? 우와……. 야스나, 요리 잘 해?"

내 걱정은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하즈무 군이 옆에서 감탄 섞인 목소리를 낸다. 솔직하게 눈을 빛내는 옆모습이 눈부실 정도다.

"잘한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꽤 좋아한달까."

칭찬 받는 것이, 기쁘기도 하지만 쑥쓰럽기도 하다. 그게 하즈무 군의 말이라면 더더욱. 어렸을 적부터 요리하길 잘했지.

"우와아……. 난, 부엌칼도 거의 쥐어본 적이 없어."

하즈무 군의 말에, 뺨이 조금 뜨거워졌다.

"다칠 지도 모르니까, 부엌칼 같은 건 쓰지 않는 게 좋겠어, 하즈무 군은."
"야스나도 참. 나도 그렇게까지 둔하진 않아."

즐거운 듯 웃으며 달걀 말이를 먹는 하즈무 군에게, 나는 쓴 웃음을 지었다. 부엌칼에 다칠 바에는, 하즈무 군이 먹을 요리는 내가 만들게.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장소를 생각해 참았다. 갑자기 그런 소릴 했다간, 누구보다도 하즈무 군이 곤란해 할 테니까.
나는 말을 삼키고, 하즈무 군 곁에서 웃었다.

"어이, 하즈무. 너, 옛날부터 이거 좋아했지? 줄게."

하즈무 군이랑 무슨 얘길 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맞은편에 앉은 쿠르스 양이 몸을 내밀었다. 그녀의 젓가락에는 큼직한 닭튀김이 들려있다.

"정말? 토마리 네 어머니가 만드신 튀김, 정말 맜있는데. 아, 그럼 토마리도 우엉 무침 먹을래? 좋아했잖아."
"엉."

하즈무 군은 기쁜 얼굴로 튀김을 도시락 뚜껑에 받고, 답례로 쿠르스 양의 도시락 뚜껑에 참께가 얹힌 우엉 무침을 나눠준다. 나는 그런 둘의 동작을, 젓가락을 도시락 위에 얹은 채 바라봤다.
아마도, 아까 지었던 미소가 사라지진 않았을 거다. 주변의 그 누구도, 내 시건을 이상히 여기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내 마음은 파도치고 있었다.
하즈무 군과 쿠르스 양은 소꿉친구다. 그건 이 반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내겐 어려서부터 주욱 함께해 온 소꿉친구는 딱히 없다. 그래서 하즈무 군과 쿠르스 양의 사이가 얼마나 깊은 것인지 실감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눈 앞에서 그런 친근함을 보고 나니, 마음이 옥죄듯이 아프다. 쿠르스 양보다도 더, 훨씬 더, 하즈무 군에게 가까워지고 싶어. 누구보다도 가까이, 하즈무 군 곁에 있고 싶어. 가슴을 찌르는 아픔과 함께 그렇게 생각했다.

"하즈무 군."

쿠르스 양에게 지고 싶지 않다. 그런 마음이 끓어올라서는 하즈무 군에게 조금 다가가며 도시락을 내밀었다.

"저기, 내 도시락하고도, 반찬 교환하지 않을래?"

계란 말이는 그저 그렇지만, 아스피라 고기말이는 그럭저럭 잘 된 것같다. 이거라면 권할 수 있어.
하즈무 군은 망설이는 표정은 조금도 보이지 않고, 금세 크게 끄덕여주었다.

"응. 그럼……. 아, 고기 경단은 어때?"
"응, 좋아. 나, 이 고기말이면 될까?"

하즈무 군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만 있다면, 구체적인 반찬 내용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았다. 무엇이든, 마음이 춤추듯이 기쁘다. 하즈무 군이 젓가락으로 고기경단을 내 도시락 뚜껑에 내려놓는 걸 기다렸다가, 나는 내 도시락에서 고기말이를 젓가락으로 집어들었다.

"저기……, 하즈무 군."

용기가 조금 필요했다. 반찬을 집은 젓가락을 들어올려, 그 아래에 손을 받혔다.

"에?"

눈을 둥글게 뜨며, 하즈무 군은 나를 바라본다. 그 순수하고도 곧은 시선에 망설이지 않고, 나는 젓가락을 조금 앞으로 옮겼다. 하즈무 군의 입가로.

"자, 여기."

되도록 자연스러우면서도 밝은 미소가 되도록, 나는 표정을 만들었다. 실은 가슴이 뛰어서, 가능하다면 미소 같은 걸로 얼버무리지 않고 하즈무 군의 눈을 바라보고 싶었다.
하즈무 군의 입술이 망설이듯 뻐끔거렸다.

"하즈무가 곤란해하잖아."

건너편에서 고개를 내민 쿠르스 양의 목소리와 거의 동시에, 하즈무 군의 턱이 내 쪽으로 조심스레 이동한다.
내 귀가 쿠르스 양의 말을 시작으로, 그 곳의 모든 소리를 차단한다. 내게 다가오는 하즈무 군의 입술은, 어제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보드라운 입술의 맛이, 내 기억을 스치고 지나간다.

"아음."

목소리를 내며, 하즈무 군은 내 젓가락에서 고기말이를 덥썩 받아물고는, 미소지었다. 조금 붉게 물든 뺨에 가슴이 뛴다.

"고마워, 야스나. 이거 맛있……!?"

고기말이를 먹고 있던 하즈무 군의 표정이, 한순간에 변했다. 도시락을 놓고 하즈무 군의 표정을 살핀다. 반대편에선 쿠르스 양이 나와 마찬가지로, 하즈무 군을 살피고 있었다.

"하, 하즈무 군, 왜 그래? 맛없어? 미, 미안해……."
"하즈무, 야. 괜찮아?"
"우, 우으……."

고개를 숙이고 오른손으로 입가를 덮은 채, 하즈무 군이 작은 소리로 웅얼거렸다.
어쩜 좋아, 맛없었나……? 아까 하나 먹어봤을 때는 괜찮았는데. 어쩜 좋아……. 핑하고 눈물이 맺힌다.
그 때였다. 고기 말이를 겨우 목으로 넘긴 듯한 하즈무 군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괜찮아, 하즈무!?"
"미안해, 하즈무 군……."

화 난 듯한 쿠르스 양과 울 것만 같은 내 사이에 끼어, 하즈무 군이 눈물 맺힌 눈으로 한 번 끄덕였다.

"매……, 매웠어……."

그렇게 말한, 하즈무 군이 두 손으로 눈끝에 걸린 눈물을 훔쳤다.

"매워?"

하즈무 군의 표정을 살피던 쿠르스 양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생겼다.

"괘, 괜찮아, 이제. 걱정끼쳐서 미안해, 토마리. 야스나."

다시금 미소를 띄우머, 하즈무 군은 고맙다는 듯이 나와 쿠르스 양을 번갈아봤다. 조금도 날 탓하지 않는 하즈무 군의 눈동자에 마치 위로 받은 듯한 기분이 들어, 나는 안도의 한숨을 토하면서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정말로 미안. 하즈무 군이 그렇게 매운 걸 못 먹는다는 건, 몰라서……."

아주 조금 맵게 간을 한 것이, 하즈무 군에겐 너무 매웠던 걸까. 1학년 겨울에 가족과 함께 찌개 전골을 해먹었다기에, 매운 것도 괜찮겠구나 싶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던 것 같다.
다음에 하즈무 군에게 뭔가 만들어 줄 때에는, 매운 건 피하도록 하자. 입을 열어 혀를 식히고 있는 하즈무 군에게 페트병에 든 차를 건네고, 나는 내 도시락을 흘끔 보며 반성했다.
그런 내게, 하즈무 군은 차를 한 입, 두 입 마시며 조심스레 고개를 저어보였다.

"아니, 나, 매운 걸 그렇게 못 먹는 건 아냐. 오히려 좋아하는 편인걸."

하즈무 군의 말을 듣고, 내 머릿 속에 물음표가 떠오른다. 아슬아슬 걸려있던 연결고리가 떨어져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뭐라 대꾸하면 좋을 지 고민하는 내게, 하즈무 군이 걱정스러운 미소를 보낸다.

"야스나, 그거……. 엄청 매운데? 야스나는 괜찮아?"
"미, 미안해……."

괜찮냐는 말을 듣고서, 나는 나도 몰레 고개를 숙였다. 맵다는 말이 맛없다는 말을 대신해서, 하즈무 군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는 걸 전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럭저럭 맛있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아, 아냐, 야스나. 엄청 맛은 있어! 맛은 있는데……. 그, 조금 매워서."

마치 자기 잘못이라는 듯한, 상냥한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조금 매운 정도의 레벨이 아니란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렇게 말을 골라서 해 준 것이 기쁜다. 하즈무 군의 상냥함이 내 마음에 스며드는 것만 같았다.

"고마워, 하즈무 군."

조금 웃으며 고개를 드니, 활짝 웃으며 나를 기다리고 있던 하즈무 군의 얼굴이 있었다.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로, 딱히 특별한 일이 아니었을 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굉징히 눈이 부셨다. 동시에, 평소에 품고 있던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감정이 꽃피듯 퍼졌다.
이대로 끌어안고, 키스하고 싶어. 활짝 피어난 미소를 쓰다듬고 싶어. 그런 생각을 하던 순간. 큰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하즈무, 카미이즈미, 얼른들 먹어치워. 점심시간 끝나겠다."

당황가혀 고개를 돌리니, 하즈무 군 앞에 앉아있던 남자아이가 빈 도시락 통을 정리하고 있다.

"그래! 다음 수업도 있으니까!"

일어선 쿠르스 양은 거친 손놀림으로 하즈무 군의 머리를 도시락으로 향하게 하더니, 그 옆자리에 점프하듯이 앉는다.

"지각하면 큰일이니까. 얼른 먹자."

에헤헤 하는 소리를 내어 웃으며, 하즈무 군이 바로 옆에서 말했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조금 끄덕이고는 내 도시락을 향해 돌아앉았다. 맵느니 맵지 않느니 하는 이야기는, 머릿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오늘은, 하즈무 군과 처음으로 점심을 먹은 기념일이다. 집에 가면 달력과 수첩에 써두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하즈무 군에게서 받은 고기경단을 베어물었다.
데리야키 풍의 고기경단은 너무 달지도 않고, 너무나 맛있었다.




잠들기 전의 시간은, 내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날 해야 할 일은 전부 끝났고, 부모님도 잘 준비를 할 시간.
나는 잠옷 차림으로 내 방 책상에 앉아, 아로마 포트의 불을 켰다. 위에 있는 접시에는, 벨가모트 - Bergamot - 오일을 두 방울 떨어뜨린다. 서서히 은은하게 퍼져나가듯, 상쾌한 향이 왼쪽에서 풍겨온다. 초여름의 황록색 같은 이 향은, 하즈무 군을 조금 닮은 것 같다.
책상 서랍에서 노트 한 권을 꺼내어, 책상 위에 펼쳤다. 초등학교 때부터 써 온 일기. 아직 하얀 페이지에 핑크색 펜으로, 오늘 있었던 일을 써내려간다.
아침, 하즈무 군이 어제 산 브레지어를 하고 있었던 것. 왠지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뻤다. 그리고 립크림을 선물한 것, 점심을 함께 한 것.
페이지 마지막 줄까지 써내려간 오늘의 일기는, 하즈무 군에 대한 걸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어제 일기도 그렇다. 어제부터, 내 일기장 안은 기쁨으로 가득차 있다.
내 생활의 색이 바뀐 건, 하즈무 군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즈무 군이 여자아이로 바뀐 덕분이다.

"하즈무 군……."

소리내어 불러보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즈무 군. 특별한 의미가 있는, 소중한 말이다. 좀 더 가까이, 좀 더 함께 있고 싶어. 귀여운 뺨을 만지고, 얇은 손가락을 만지고, 짧은 머리칼을 만지고. 그리고 또, 하즈무 군과 키스하고 싶어. 달콤하고도 보드라운 입술에 닿고 싶어.
하즈무 군이 좋아. 참을 수 없이 좋아. 하루 지날 때마다, 1초 지날 때마다, 하즈무 군이 좋아져.
이대로 가면 난 분명, 하즈무 군 이외의 것은 생각할 수 없게 될거다. 내 세계의 중심은 하즈무 군이고, 내 세계의 전부가 하즈무 군이 되어간다.
그런 생각을 하니, 벅찰 만큼 기뻤다.
나는 일기와 펜을 책상 안에 넣고는, 방의 불을 끄고 책상 의자에 앉았다. 방 안을 밝히는 건, 은은한 아로마 포트의 불빛 뿐. 잠시 동안 향을 즐기다 자려고, 책상 위에 몸을 뉘였다.
어서 내일이 와서, 하즈무 군을 만났으면.

by -JDS- | 2008/11/25 20:42 | ┗카시마시 Girl meet girl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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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사랑은다이아 at 2008/11/25 21:27
음.. 이번에도 라리루레로한 내용이군요. -ㅅ-
Commented by -JDS- at 2008/11/25 23:54
다이아 님 // 라리루레보다는 무섭지요 -_-;;
꼭 광신도라도 보는 느낌...
Commented by KaSiMaSiGm at 2008/11/28 21:21
이런게 좋은데 대체 왜

"안티나 안 생기면 다행"

이라니...

(내 취향이 이상한건가-_- 개인적으로 쿠루스상보단 야스나짱쪽이 맘에듬)
Commented by -JDS- at 2008/12/01 23:02
KaSiMaSiGm // 뭐... 관점에는 개인차가 있는 법이니까요.
저 같은 경우에는 신선하기도 했고, 흐뭇했던 적도 있지만... 최종적으로 맘에 남는 건 '공포' 더군요 -_-;;; 무, 무서워요; 저런 여자애;
Commented by KaSiMaSiGm at 2008/11/30 23:55
아 그리고 사소한 내용이긴 한데요

제목에 'meet'->'meets'로 수정부탁요...
Commented by -JDS- at 2008/12/01 23:02
KaSiMaSiGm // 아, 감사합니다;
프롤로그 타이핑 시에 군대에서 정신없이 손가락을 놀렸더니 오타가;
Commented by KaSiMaSiGm at 2008/12/07 20:12
2장2막을 올려주세요 ~_~ 매일 출첵중...(정발판이 있다면 만원이든 2만원이든 좋으니 당장지를텐데 없다니 뭐이병.)
Commented by -JDS- at 2008/12/07 22:18
KaSiMaSiGm // 엌; 기다리는 분이 계셨군요 -_-;
개인적으로 좀 바쁜 척 좀 할라치다보니 깜박깜박 하는군요; 후우... 타이핑 하기가 나날이 귀찮아져서 큰일입니다;
Commented by KaSiMaSi at 2008/12/09 21:00
뭐 소설판은 프루나 당나귀 파일구리 구글 다음 네이버 야후 등등 다뒤져도 여기밖에 없더군요(있어도 원서. 제길.)

그나저나 이거 '인물과 성격만 가져왔지 내용은 완전히 다르'군요 =ㅁ=(특히 세부적인건 더더욱.)
Commented by -JDS- at 2008/12/10 00:51
KaSiMaSi // 그 많은 걸 전부 스캔 뜬 용자가 있긴 있었군요. 책 상태 나빠질까봐 겁나서 못 하겠던데 -┏
여튼 나름 취향을 타는 부류라서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뭐랄까, 아카호리 씨의 다른 원작을 읽고 있으면 20세기 코드라고 해야 하나... 그런 냄새가 좀 강한 편인 것 같은데, 재해석, 집필 된 작품을 보니 비로소 근대적 코드 풍인 듯 싶네요. 뭐... 본래의 아날로그 코드 같은 느낌도 좋아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Commented by KaSiMaSi at 2008/12/10 17:55
뭐 다른작품에는 관심 없고요,

이 작품이 스토리도 괜찮고(..뭐가) 등장인물들이 맘에 들어요.

트랜스 우유부단 개찌질년, 외강내유 막장성격, 정신병녀, 극한으로 소극적, 변태.

뭔가 특이하(다기보다는 이상하)긴 한데 미워할 수가 없는 애들이죠... 동질감이 느껴진달까.

아 그리고 스캔말고 다른방법이 있는것같아요.

만화의 경우 파일구리에 1권정발판과 2권 버닝번역본, 인터넷(미도락가_지금은 폐쇄된걸로암. 블로그에 파편파편이 있음)에 1권 미도락가번역본이 있고 3권이상은 없더군요.(단 3권은 파일구리에 원서가있음). 여기서 요점만 말하자면

"1권정발판의 경우 사진이 기울어지는 등 스캔 뜬 표가 매우 심하게 나는데 2권 버닝번역본은 완전히 깔끔하다"는 거죠. 게다가 1권은 두 면(=펼쳤을때 왼쪽오른쪽 둘다)이 붙어서 나와있죠. 즉 100%스캔. 그런데 2권은 장별로 따로 떨어져 있더군요(이거때문에 2권막판의 쿠루스상 클로즈업 -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왔어' -때는 얼굴이 잘리는 안습한현상이 발생). 즉 스캔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거........

그러니까 스캔이 아닌 다른 방법이 있는 것 같은 예감이 팍팍.


Commented by KaSiMaSi at 2008/12/10 18:25
뱀다리 : 본문 내용에,

아침, 하즈무 군이 어제 산 브레지어를 하고 있었던 것.

이거 말이죠.

브래지어를 산 건 여자아이가 된 첫날,

이 글은 둘쨋날이죠.(1장에서는, 립크림 어쩌고 이야기가 없었죠. 그냥 인사만 했는데 종이 쳤다고 했을 뿐...)


뭔가 시간이 안맞는 이 느낌(...일본어를 배워야 하는 건가..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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